흥미로운 수학 공부 이야기 (고교 때 눈치채지 못 했던 것)

1 5월 2013
Category: 수학 관련
1 5월 2013, Comments: 0

대학에서 물리와 수학, 경제학을 배운 뒤 오랜 시간이 지나 고교 수학을 다시 공부하게 되었는데, 책들의 수식이 낯설어 보였습니다. 문자의 차수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그냥 더해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 y = x^2 + 2x + 3 : 이차항+1차항+상수항) 분명히 옛날에도 봤던 것인데, 왜 이리 낯설어 보였을까요?

이유를 생각해 보니 각항의 차원[dimension]이 다르기 때문이었습니다. 차원은 물리적 수식의 경우 시간, 길이, 질량, 전하량 등의 승수(제곱수)를 말하는 것입니다. 제대로 된 수식의 경우 = + – 로 연결된 항끼리는 차원이 같아야 합니다. 어떤 수식에서 좌변은 질량이고, 우변은 속도 항으로 나타내지면 수식이 이상할 것입니다. 이는 꼭 물리량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일반적인 수식에서도 가령 500원 + 5% = 505 라는 식으로 계산하면 이상할 것입니다 (이런 원리로 경제학에서도 차원 해석이 쓰인다고 합니다)

물리에서는 근본적인 보존량이 에너지이어서 등식으로는 주로 에너지 보존 법칙이 쓰이고 에너지항을 구성하는 시간, 질량, 길이, 전하량 등이 차원 해석의 기본적인 도구가 되는 것 같습니다(힘을 기본 차원으로 하여 차원해석을 하는 연습문제는 본 적이 있지만 이것이 닮음 해석(상사 해석)처럼 실효적인 응용에 쓰이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이제 다시 y = x^2 + 2x + 3 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이 식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왜 각 항의 차원은 다를까요? 대부분 이미 알고 계시듯이 바로 각 항의 계수도 차원을 갖고 있어서 이차, 일차, 상수항 모두 결국은 동일한 차원이 되도록 되어 있습니다. 고교 때 배운 물리식을 생각해 보면 h = 1/2*g*t^2 + v*t + h0를 기억하실 겁니다. (h: 수직거리, g 중력가속도, v 초기속도, t: 시간) 여기서 가속도, 속도 등이 숫자로 대입된 뒤 식을 정리하면 h= 5t^2 + 10t + 3 등의 식이 되는 것입니다.

이걸 생각해 내면서 다시금 수식에서 계수의 중요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선형대수에서 행렬에 의한 해석을 할 때, 행과 열로 나타나는 계수 성분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배운 적도 있습니다(이 부분은 물리적으로는 구조 역학에서의 힘과 변위를 예로 들어 이해하는 것이 가장 쉽습니다. 유체역학이나 전기역학, 경제학적으로 이해하려면 좀 어렵습니다) 굳이 여기까지 가지 않아도 ax + by + cz = k 라는 단순해 보이는 식도 벡터를 배우고 나면 두 벡터의 곱으로 나타난다는 것을 알게 되고, x y z 뿐만 아니라 a b c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제게 창의성과 호기심이 많았다면 중학 시절에 선생님께 ‘왜 x^2과 x는 서로 다른 것 같은데 그냥 더할 수 있을까요? 면적과 길이는 서로 더하지 않잖아요?’라고 질문했었을까요? 그랬다면 지금쯤 물리학에 쓰이는 차원해석을 경제학 나아가 사회학에 적용하는 것까지 연구하는 학자가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앞에서도 적었듯이 경제학에서는 예전부터 차원해석이 쓰이고 있습니다)

수식에서 계수의 중요성은 공부를 더 해갈수록 잘 알게 됩니다. 과거 배웠던 기억을 되살려 보면 계수 행렬은 시스템의 특성을 나타내는 것이었습니다. (구조 역학이라면 구조물의 특성을 보여주는 것이며, 경제학에서라면 그 단위 경제의 특성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행렬 연산을 진행하다보면 안정, 불안정 등 시스템의 고유 속성까지 따지게 된다는 것도 흥미로왔습니다.

글을 쓰면서 다시금 생각해 보는 것이 있습니다. 3개 + 3개 = 2*3 개의 연산과 가로2m * 세로 2m = 면적 6m^2 로 표기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라는 내용입니다. 언뜻 머리 속에 스치는 생각으로는 3 + 3 개는 모두가 동일한 양(개수)을 더한 것이어 2배한 것은 말 그대로 배수를 뜻하는 것이고, 가로와 세로 길이를 곱해 면적을 구할 때에는 가로는 그 어떤 조작을 하여도 세로 길이로 대체될 수 없는 즉 서로 다른 양이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출처 : http://www.cry4you.net/2374186 게시자 : 라이스피